추위가 매섭게 몰아쳐도 광고는 벌써 봄을 부른다. 여심(女心)을 유혹하는 화장품 광고들이 최근 TV화면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나드리화장품의 사이버21 ‘해피핑크’편(광고대행 대홍기획)에서 빅모델 최진실은 지하철 플랫폼에 반팔 차림으로 등장, 올 봄 유행색인 분홍색 립스틱을 바른다. 최진실이 지하철에 탑승하는 순간 분홍 꽃잎이 하늘거리면서 이내 분홍빛 장미꽃으로 가득한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장미꽃은 생화가 아닌 조화. 생화를 사용할 경우 촬영 도중 시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역과 지하철 객차도 실제가 아닌 세트로 꾸몄다. 그러다보니 보통 수백만원 정도인 세트장 설치비용이 이번에는 2천만원이 넘게 들었다고.
태평양 계열사인 에뛰드의 ‘핑크’편(광고대행 동방커뮤니케이션즈)은 인기상승 중인 연예인 전지현을 기용했다.
발랄하면서 도발적인 ‘퍼니핑크’, 청순한 느낌의 ‘퓨리티핑크’, 도회적인 ‘해피핑크’ 등 3종의핑크로메이크업을선보이며 색다른 변신을 보여주는 내용.
사실 분홍색은 어린 아이같은 느낌을 주고 특히 동양인의 얼굴형에 잘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번 광고는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핑크계통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 갖가지 연출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이 광고는 소품 의상 액세서리 등은 물론 교실만한 크기의 촬영공간을 온통 분홍색으로 만든 점이 특징. 핑크빛 자동차에 핑크색 의상을 입은 댄서들까지 배경으로 동원됐다. 세트는 ‘무대와 영상’이라는 무대미술전문회사에서 일주일이 넘게 걸려 만든 것으로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라고.
에뛰드는 아이새도우 립스틱 네일에나멜등 핵심제품군별로 각각 8가지 이상의 핑크계 색상을 내놓고 중저가 색조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