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시청률이 낮아 30회만에 조기종영한 주말극 ‘흐린날의 편지’후속으로 ‘젊은 태양’을 13일부터 방송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젊은 태양’은 비틀린 사회현실을 박차고 일어선 젊은이들의 패기와 도전을 주된 골격으로 잡았다. ‘대호패션’이라는 굴지의 의류업체에서 갖가지 이유로 퇴출당한 이들이 빌딩 옥상에 ‘돈키호테’라는 회사를 차리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그린다.
하지만 ‘젊은 태양’은 지난해 SBS 시청률 반등의 일등공신 ‘미스터Q’와 전반적인 구도가 흡사해 시청률로 검증된 포맷만을 모방한다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배경인 대호패션이 ‘미스터Q’의 라라패션과 같은 의류회사이고 △회사내 구조조정에 따른 인사문제로 인해 독립부서가 만들어지며 △결국 ‘외인부대’가 승리한다는 점 등이 ‘미스터Q’와 유사하다. ‘미스터Q’에서 능력에 비해 사회 적응력이 떨어지는 변대리 역을 맡았던 정원중을 천부적인 디자인 감각에도 불구하고 괴팍한 성격으로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방대두 역으로 캐스팅한 것도 ‘미스터Q’의 ‘후광’을 노린 포석.
물론 손지창 박상민 이민영 등 젊은 연기자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것이나 박인환 양택조 등 중견 연기자를 극의 연결고리로 설정한 점 등은 신선할 수도 있다. 그러나 SBS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20여년 경력의 대표급 방송작가 김운경을 중도하차시키고 손쉬운 모방으로 시청률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 그리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