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의정활동과 지역구관리 등 공식적인 업무를 위해 한달 평균 1천5백83만원을 지출하고 전국구의원들은 9백19만원을 각각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구의원은 지구당 사무실 임대료 및 인건비로 한달 평균 6백19만원(총액 대비 39.1%), 지구당 조직관리비로 1백만원(6.3%) 등 지구당 관리비로 총 7백19만원(45.4%)을 쓰는 반면 의정활동비용은 2백27만원(14.3%)을 지출해 상대적으로 정책개발을 비롯한 의정활동에 쓰는 비용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의원들은 또 한달 세비가 5백97만원이어서 산술적으로 따지면 월 평균 1천만원 가량의 돈이 언제나 부족한 것으로 계산됐다.
이는 동아일보 ‘클린21팀’이 고비용 정치구조의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직 여야 국회의원 1백50명(지역구 1백28, 전국구 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는 해외 또는 지방에 체류 중이거나 와병 중인 국회의원을 제외한 2백50여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한 후 조사에 응한 의원 1백5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의원의 생활비는 제외됐다.이 조사에 따르면 지역구의원의 경우 △지구당 관리비 △접대비 △경조사비 항목이 총 1천1백4만원으로 전체비용의 69.7%를 차지해 의정활동비(2백27만원·14.3%)보다 무려 4.8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선거법 개정으로 의원들은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주는 대신 1만5천원 이하의 물품으로 주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의 경우 한달 평균 경조사비가 1백61만원(전체 비용의 10.2%), 당원과 주민 접대에 나가는 비용이 2백24만원(14.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77명의 의원만이 응답한 추석 설 명절 선물비용은 월 64만원이었다.
이같은 수치에 대해 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전이나 개정후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액수”라고 말했으며 이는 곧 지역구민 접대, 경조사 챙기기 등의 오랜 관행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역구 관리 부담이 덜한 전국구 의원도 경조사비로 월평균 1백23만원, 접대비 1백87만원, 의정활동비로 1백94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돼 역시 의정활동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았다.
〈이병기·공종식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