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최고 경영자들은 여유돈 1억원이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 재테크를 할까.
한빛 국민 신한 주택 하나은행 등 5개 우량은행 행장들은 뱅커답게 매우 조심스럽고 보수적인 포트폴리오(자산운용전략)를 제시했다.
5명의 은행장은 대체로 돈의 절반 이상을 은행권 정기예금이나 신탁상품 등 안전한 곳에 넣어 굴리겠다고 응답했다.
은행장들은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채권과 외화투자에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안정〓5명의 은행장은 하나같이 ‘지금은 채권에 투자할 시기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권에 투자하겠다는 은행장은 아무도 없었다.
나응찬(羅應燦)신한은행장은 “단기적으로 채권 수익률(금리)이 상승하면서 채권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투자메리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만(金振晩)한빛은행장은 “외화 투자는 환율이 5%이상 상승(원화가치가 하락)해야 투자메리트가 있으나 당분간 환율이 안정 내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주식은 뜬다〓은행장은 대부분 자기은행 주식을 사겠다는 애사심을 과시했다. 이들은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기은행 주식이 1년동안 20∼35% 수익을 올려 줄 것으로 보았다.
김승유(金勝猷)하나은행장은 투자신탁사의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기 보다는 직접 하나은행 주식을 사서 5년간이나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은 주식투자비중이 60%로 역시 가장 높았지만 직접 투자는 한푼도 없고 모두 간접투자 상품인 수익증권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위험이 따르는 주식투자에서는 전문가의 머리를 빌리겠다는 것.
▽개성있는 포트폴리오〓김 주택은행장은 농수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 취급하는 정기예탁금(연 11.5%)에 4천만원을 넣겠다고 밝혔다. 농특세만 0.2%를 부담하기 때문에 은행예금상품으로 치면 연 14.2%짜리 상품과 맞먹는다는 설명.
김 한빛은행장은 종금사 발행어음을 2천만원어치 사겠다고 밝혔다. 6개월단위로 연장을 하면서 금리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송달호(宋達鎬)국민은행장은 은행에만 80%를 예치하겠다고 밝혀 안전제일주의의 가장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