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후 7년내에 대리로 승진 못하면 퇴사까지 만년 평사원.”
“차장 승진후 4년내 부장이 못되면 차장으로 끝.”
㈜효성(대표 조석래·趙錫來)이 파격적인 직급별 정년제도를 도입해 재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4개 주력계열사를 통합해 재출범한 ㈜효성은 설 연휴 전에 각 부서 팀장들을 통해 ‘한계근무연한제’라는 이른바 직급별 정년제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격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통합전 모체인 효성T&C 효성중공업 효성생활산업 효성물산 등 회사별로 제각각인 직급체계를 재정비하면서 프로정신을 제1의 덕목으로 삼는다는 방침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
효성이 새로 도입한 직급 정년제는 대졸신입사원의 경우 늦어도 입사후 7년 내에 대리로 진급하지 못하면 더 이상 진급 기회를 주지 않도록 명시했다. 진급이 멈추면 기본급도 퇴사 때까지 전혀 인상되지 않고 동결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대리에서 과장대리 승진은 6년, 과장대리에서 과장은 4년, 과장에서 차장은 8년, 차장에서 부장은 4년내에 승진하지 못하면 만년 대리, 만년 과장, 만년 차장으로 머물러야 한다.
승진 연한을 놓치면 사실상 회사로부터 ‘퇴출’ 당하게 되는 셈이다.
군대조직을 제외하고 직급에 따라 정년 개념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곳은 대기업들중 효성이 처음이다.
효성은 직급별 정년제 도입에 따라 연공서열제를 완전 폐지하는 대신 파격적인 ‘발탁 승진인사’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 직급에서 몇년차 이상이 돼야 승진 자격을 얻을 수 있던 승진표준연한의 관행도 완전히 없앴다.
효성은 이미 작년말부터 회사에 공을 세운 임직원에게는 2단계 이상의 파격 승진과 특별 상금을 주고 있다.
상여금도 마찬가지. 효성은 올해부터 사내 사업부(PU)와 팀, 개인에 따라 A∼E까지 5등급의 인사평점을 줘 개인에 따라 성과급이 최저 200%에서 최고 1200%까지 무려 6배의 차이가 나도록 할 방침이다.
조석래효성회장은 그동안 임직원들에게 “프로가 아니면 기업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개개인들이 쌓은 성과에 따라서만 승진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