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남서쪽 동중국해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우리 어선 2척이 설 연휴기간중 일본 순시선에 잇따라 나포돼 한일간의 외교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7시37분경 제주도 남서쪽 4백마일 해상의 중일(中日) 잠정조치수역에서 속초선적 오징어채낚이 어선 제101 우정호(선장 김태준·53)가 일본 순시선에 나포됐다.이에 앞서 15일 오후 6시40분경에는 우정호가 나포된 수역 인근(북위 27도, 동경 1백23도35분)에서 조업중이던 부산선적 오징어채낚이 어선 제101 선양호(선장 최용철·39)가 일본 순시선에 붙잡혀 오키나와섬 이시가키항으로 끌려갔다.
일본측은 이들 어선이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중일 잠정조치수역은 중국과 일본의 EEZ가 겹치는 수역이어서 국제법상 일본측이 한국어선의 조업을 일방적으로 금지할 수 없도록 돼있다.
나포 당시 우정호와 선양호에는 각각 선원 8명과 11명이 타고 있었다.
정부는 일본측이 중일 잠정조치수역에서 조업중이던 우리 어선을 나포한 데 대해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선원과 선박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정부는 17일 박규석(朴奎石)해양수산부 차관보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고 동중국해 해상에서 우리 어선의 안전한 조업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선양호 선원들은 부산어업무선국에 보낸 무전을 통해 “일본 순시선 직원 5명이 ‘조업구역을 침범했다’며 강제 승선해 선장 최씨에게 수갑을 채우고 어선을 끌고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해상보안청은 한국 해경에 전문을 보내 “선양호를 나포한 것은 허가없이 일본 EEZ를 침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측은 선원 석방의 조건으로 척당 4백만엔의 보석금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선양호와 우정호가 붙잡힌 곳은 중일 잠정조치수역중 중국 연안에 가까운 해역”이라며 “일본은 한국 어선을 단속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원재기자·부산〓석동빈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