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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창]김병권/헝가리인들 「음악이 가득한 삶」

입력 | 1999-02-17 19:42:00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이웃 오스트리아 빈과 더불어 음악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부다페스트는 헝가리 광시곡의 작곡자인 리스트와 낭만주의 말기 작곡가 벨라 바르토크의 고향이다. 또 한 가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은 애국가의 작곡가인 안익태 선생도 리스트음대에서 수학했다는 것이다.

헝가리에는 1884년 세워진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리스트음대 연주홀, 비가도 악극장, 비그홀 등 많은 연주회장이 있다. 또 부다페스트에만도 직장단위를 포함해 3백여군데가 넘는 오케스트라가 있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다양한 연주가 펼쳐진다.

헝가리가 음악으로 유명하게 된 바탕에는 국민들의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사람에게 문화적 혜택을 두루 접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가난한 연금 생활자들을 위한 한달짜리 정액권도 있고 학생들에게 관람권 할인혜택을 준다. 음악전공 학생들은 학생증만 보이면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무조건 무료입장이다.

매주 한번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공연행사 안내책자도 한 몫을 한다. 한주간 공연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공연 수준과 정액권 사용여부도 명시돼 있다.

헝가리인의 생활수준이 다소 낮다고 하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여유가 깃들어 있다. 이들도 89년 시장경제로의 전환 이후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고통을 겪었고 95∼97년 IMF체제도 겪었다. 하지만 항시 생활의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그들에게 무언가 배울 점이 있지 않을까.

김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