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50)은 터키에선 테러리스트로 간주되지만 쿠르드족에겐 독립운동의 영웅이자 ‘자유의 투사’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 그는 1949년 터키 남동부 오메를리 마을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앙카라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74년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목표로 한 극좌 민족주의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창설했다.
그는 이에 앞서 72년 ‘친(親)쿠르드 활동’으로 7개월간 수감되기도 했으며 80년에 터키를 떠나 시리아와 레바논 고원 등지에서 쿠르드 분리독립을 위한 무장게릴라투쟁에 들어갔다.
오잘란은 반군을 이끌고 84년 터키 남동부지역의 2개 터키 정부군 기지를 공격하기도 했으며 그가‘해방구’로 선언한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군이 매복공격을 우려해 밤에는 활동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는 한때 하페즈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보호 아래 다마스커스와 레바논 고원 등에 군사훈련소를 세우기도 했으나 시리아가 이로 인해 지난해 터키와 무장충돌 직전까지 가게 되면서 PKK에 대한 지원을 포기해 큰 타격을 받았다.
오잘란은 그후 쿠르드족 자치권과 독자적인 언어사용을 허용해주면 게릴라투쟁을 그만두겠다는 신호를 터키 정부에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PKK 와해를 목표로 한 터키 정부는 “세계 끝까지 따라가서라도 그를 잡고야 말 것”이라며 그의 제의를 묵살했다.
〈이종환기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