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불발로 끝나자마자 미 정가의 관심이 급속히 ‘두 여자’에게 쏠리고 있다.
96년 대통령 선거의 맞수였던 클린턴대통령과 밥 돌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부인인 힐러리여사와 엘리자베스 돌 전 적십자총재가 주인공들.
힐러리는 패트릭 모이니헌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주)이 내년에 은퇴하면서 내놓는 연방상원의원직을 놓고 주위의 ‘출마압력’이 거세지자 마침내 16일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주일 전 그의 공보비서인 마샤 베리가 처음 출마설을 흘린 뒤 이어 존 포데스타 백악관 비서실장과 클린턴대통령이 긍정적인 언급을 해 출마설을 증폭시켰기 때문에 이날 성명은 힐러리 추대를 위한 백악관의 계산된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달 적십자 총재직을 그만두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전에 한 발을 들여놓은 돌 여사의 경우 ‘도토리’들이 난립하고 있는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벌써부터 미 언론의 자격검증대상으로 등장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16일 돌 여사가 3만2천명의 직원과 1백30만명의 자원봉사자 그리고 연간 예산 20억달러의 적십자사를 이끈 능력을 분석하면서 자금 모금에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적십자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