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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인 세계 30곳 격렬시위…오잘란 터키압송 항의

입력 | 1999-02-18 07:31:00


쿠르드 반군지도자 압둘라 오잘란(50)의 체포 및 터키로의 전격 압송에 항의하는 쿠르드인들이 16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의 그리스대사관 및 케냐대사관을 점거하는 등 세계 각지의 30여개 도시에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특히 17일 독일 베를린에서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오잘란의 체포에 협력했다”며 이스라엘 영사관을 습격하려던 쿠르드인 시위대 3명이 이스라엘 경비군의 총격으로 숨지고 14명이 부상해 사태가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독일 함부르크에서도 이날 1백여명의 쿠르드인들이 독일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진압경찰과 충돌해 다수가 부상하는 등 유혈시위로 번졌다.

이스라엘정부는 이날 베를린 충돌사건 직후 “유럽주재 모든 이스라엘 공관을 잠정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케냐정부도 17일 쿠르드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전 세계 케냐공관 34곳을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16일 쿠르드인의 시위는 유럽지역 20여개 도시뿐만 아니라 베이루트 다마스쿠스 등 중동과 모스크바 시드니 밴쿠버 등 세계 곳곳의 그리스 케냐 이스라엘 공관 등으로 확산됐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17일에도 이어졌다. 쿠르드인들의 이같은 점거 및 항의시위는터키정부가오잘란을체포, 압송하는데 그리스와 케냐정부가 협력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쿠르드노동자당(PKK) 지도자인 오잘란은 체포되기 직전 케냐주재 그리스 대사관에 12일간 은신해 있다가 15일밤 대사관을 떠난 직후 현지에 파견된 터키 특수부대원들에 의해 체포돼 16일 터키로 압송됐다.

〈파리〓김세원특파원·외신종합〉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