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일 중소기업대출금리와 가계금리를 현재의 12∼13%에서 10% 이내로 내리고 올해 물가도 인상률 3%선에서 안정시키기로 한 약속을 지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재벌들이 더이상 국민과 은행에 부담이 되지 않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에 대한 약속을 꼭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7시부터 2시간 동안 대통령 당선 이후 세번째로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갖고 국정 전반에 대한 운영방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대통령은 지난 1년간의 경제적 성과를 설명하고 국민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표시한 뒤 “그 결과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투자적격판정을 했지만 아직도 우리 경제는 60점 수준이며 80점 수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상반기에는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실업이 좀 더 늘어나겠지만 하반기에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기업이 살고 일자리가 창출되므로 이 고비를 이겨내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빅딜에 따른 고용조정은 해당기업 종업원의 생존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및 기업운영의 안정을 고려해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국민도 3D업종이든 뭐든지 해야 한다며 ‘눈높이’를 낮출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지난 1년 동안 국정운영 중 미흡한 점으로 실업대책과 경기회복 정치개혁 노동시장안정 등을 꼽으면서 이같은 분야에 올해 국정운영의 중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김대통령은 특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해 올해도 정부 주도로 강력한 개혁정책이 추진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북포용정책과 관련해 김대통령은 “이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력이자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라며 “올해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통령은 지역감정문제와 관련해 인사 예산 등에서 차별을 없애 영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화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각제 정계개편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김종필(金鍾泌)총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며 무리하게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원론적 답변을 했다.
그는 이어 제2의 건국 운동과 관련해 절대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다짐하고 농촌부채 증가는 근본적으로 농축수산물의 값을 제대로 못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농업부문예산 중 유통개혁예산을 98년 6%에서 올해 15%로 늘리고 앞으로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SBS공개홀에서 열린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KBS MBC SBS 등 3개 TV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