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진행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당선 후 세번째 ‘국민과의 TV대화’는 이전의 두차례에 비해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집권 1년간에 대한 공개적인 평가를 겸한 자리인 만큼 심각한 질문도 많았다. 핵심주제는 역시 경제와 민생이었다.
○…김대통령은 이날 국민과의 대화에 앞서 오후6시45분경부터 10분간 미리 행사장에 들어가 보도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김대통령은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공보수석비서관 및 이번 행사의 실무준비를 맡아온 박선숙(朴仙淑)일반공보비서관과 함께 오후7시정각 방청석을 메운 6백여명의 박수를 받으며 행사장에 다시 들어섰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이 SBS 공개홀까지 동행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행사장 옆 대기실에서 TV로 지켜봤다. 국민회의에서도 행사준비에 관여한 정동영(鄭東泳)대변인과 김한길의원만 현장에 나왔고 나머지 의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패널이나 방청객 외에도 강원도의 농민, 대전고속터미널의 시민, 대구의 택시운전사, 서울 테크노마트의 상인 및 뉴욕 런던 교포들로부터도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한국교포들이 많이 사는 미국 캐나다의 20개 도시 교포방송(TV)이 인공위성을 통해 중계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때와 달리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질문을 더많이 받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측의 설명. 그리고 내각제나 정계개편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여권 관계자들은 “24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위해 말을 아낀 게 아니냐”며 회견내용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SBS의 사전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66%가 경제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정치 통일 외교분야는 18.6%, 사회일반은 15.2%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분야 중에서도 실업에 대한 관심(40.9%)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물가(20.4%)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