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등 5대 공기업의 민영화 일정이 다가옴에 따라 주요그룹들의 공기업 인수경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자금력이 막강한 5대그룹과 일부 중견그룹들에 알짜 공기업 인수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특히 5대 공기업중 어느 한 곳만 인수하더라도 재계판도가 뒤바뀌기 때문에 주요그룹들은 총력을 기울여 공기업 인수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태세다.
▽민영화 일정〓올해안에 민영화에 착수하는 공기업은 한국중공업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 매머드급 3곳.
이중 한중은 발전부문과 선박엔진 빅딜에서 현대 삼성과의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가급적 빨리 입찰을 통해 상반기중 매각할 방침이어서 민영화의 첫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열병합발전소를 8월에 매각하고 발전부문을 자회사 5∼7개로 쪼개 10월부터 매각을 시작하는 등 단계적 민영화에 착수한다.
포철은 연말까지 산업은행 보유지분 20.84%를 매각할 방침이지만 3%이내로 제한된 1인당 소유지분한도는 2001년말에나 없어진다.
이밖에 가스공사는 2002년까지 매각을 완료하고 담배인삼공사는 내년부터 민영화에 착수할 예정.
▽공기업에 군침 흘리는 그룹들〓공기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그룹은 단연 현대와 삼성.
현대는 한중의 전신이 현대양행이었다는 연고권을 내세워 한중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도 자동차사업 포기, 건설기계부문 매각 등으로 인해 위축된 제조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한중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혀 현대 삼성간 격돌이 예상된다.
포철 민영화에는 현대와 삼성이 3%이내의 일부 지분이라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롯데그룹은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인수를 추진, 삼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한국전력의 민영화도 현대 삼성을 포함해 삼파전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가스공사가 공기업중 가장 내실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인수의사를 적극 밝힌 상태.
에너지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LG와 SK도 가스공사 인수를 통해 기존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현대정유가 이미 한화정유를 인수한데다 SK가 쌍용을 인수하면 LG는 에너지분야에서 3위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더욱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