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일 “앞으로 1년을 두고보면 우리나라 재벌을 얼마나 더 철저히 개혁해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재벌개혁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1·4분기에는 실업자가 늘 것이나 하반기부터 줄 것이라며 연말까지 실업자수를 1백50만명 수준에서 잡고 2001년에는 실업률이 5%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45분동안 대통령 당선 이후 세번째로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갖고 국정전반에 대한 운영방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대통령은 정계개편과 관련해 “야당의원을 인위적으로 빼내가는 등 야당을 해칠 생각은 없으나 야당관리는 야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을 국정의 정당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대화할 것이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영수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자금문제와 관련해 “솔직히 나도 물론 비공식적인 정치자금을 받아썼으나 법을 어기거나 대가성이 있는 돈은 받지 않았다”며 “97년 11월(정치자금법 개정시점)까지는 대가성이 없으면 죄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내각제문제에 대한 질문에 “김종필(金鍾泌)총리와의 약속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여러가지를감안해 둘이서 원만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구체적인언급을피했다.
그는 이밖에 △공공요금인상 최대한 억제 및 물가인상 3%선 안정 약속 이행 △중소기업대출금리와 가계금리 10% 이내 인하 △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제도 강력 추진 등을 밝히고 경제성장률을 올해 2%, 내년 5%로 전망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재벌개혁 등 철저한 구조조정 완료 후 경제성장을 통한 실업난 극복이라는 단계적 국정운영 구상을 분명히 한 것으로 구조조정이 완료될 때까지는 국민이나 정부가 허리띠를 더 졸라맬 것을 당부하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노동자들만 고통을 전담한 게 아니라며 노동자들의 이해를 구하면서 구조조정이 일거에 되기는 힘들며 일거에 하려다 중남미처럼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국민이 긴장을 풀지 않도록 경계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1년간 국정운영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실업대책 △경기회복 △정치안정과 개혁 △노사문제 등을 꼽아 이같은 현안에 올해 국정운영의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