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콤팩트 립스틱 휴대전화 그리고 헝겊쇼핑백. 부천시향 플루트연주자인 결혼 5년차 주부 곽연희씨(32·서울 성동구 옥수동)가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 필수품.
웬 헝겊쇼핑백? 일주일에 2, 3번 퇴근길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식품매장에서 장을 볼 때 쓰기 위한 것.
혹시 환경운동가? “흙 속 미생물의 호흡 문제에는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비닐 봉투가 종량제 쓰레기봉투에서 차지하는 부피를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히더라구요.”
얼마나 되길래? 대형 할인매장을 찾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백화점 지하, 동네 구멍가게에서 수시로 장을 본다. 헝겊쇼핑백을 사용하기 시작한 97년 전에는 매주 15∼20장의 비닐봉투가 생겼다. 때문에 아파트 다용도실에는 늘 1백여장의 비닐봉투가 ‘득실득실’. 요즘은 많이 생겨야 3장.
헝겊쇼핑백을 썼더니? 다용도실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쓰레기봉투 사용량이 줄었다. 헝겊쇼핑백을 쓰기 전에는 보통 3주에 20ℓ짜리 봉투 4개 정도를 썼으나 요즘은 1주일에 한 개 꼴. 1년으로 치면 70개정도에서 52개로 준은 것. 돈으로 따지면 1만2천6백원.
“적은 액수지요. 땅을 파보세요. 1만2천원이 나오나.”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