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인 ㈜이지텍이 외화유출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억9백만달러(약 1천3백억원)를 해외로 빼돌린 사실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PC회로기판 제조업체인 이지텍은 97년 7∼11월 모두 44차례에 걸쳐 미국의 ㈜이지씨인터내셔널사로부터 메모리반도체(RAM) 등을 구입한 뒤 이를 캐나다의 스타텍사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했다.
이지텍은 이 과정에서 국내 16개 은행에 개설한 신용장으로 수입대금은 즉시 지급하고 수출대금을 받아오지 않는 방법으로 7천2백33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렸다.
이지텍은 또 97년 4∼11월 ㈜이지씨인터내셔널사와 스타텍사에 72회에 걸쳐 메모리반도체 등을 수출하고 대금 3천6백79만달러를 회수하지 않는 방법으로 외화를 유출했다.
재미동포 김의국(金義國·37)씨는 미국에서 컴퓨터 유통업체인 ㈜이지씨인터내셔널사를 설립해 한국에 자회사인 이지씨코리아인터내셔널사를 만든 다음 96년 상장회사인 한일써키트를 인수, ㈜이지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관세청은 해외도피 중인 김의국씨등에 대해 수배를 의뢰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