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향 장기수 우용각씨(71)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1주년 기념특사로 40년 7개월만에 석방된다. 그의 수감기간은 남아공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27년보다도 14년이나 길다.
이 때문에 우씨는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지가 “40년간 단 한번의 면회도 없이 독방에 수감돼 있는 양심수”라고 소개하며 석방을 촉구할 정도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평북 영변 출신으로 김일성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우씨는 29세 때인 58년 7월 12일 울릉도 해상으로 침투하다 붙잡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남파간첩 일당 8명 중 4명은 ‘전향’해 우씨 등 4명만 기소됐다.
수감된 4명 중 한명은 암으로 옥사하고 2명은 출소해 우씨만 현재까지 수감생활을 해왔다.
우씨는 70년대 초부터 독방생활을 하면서 중풍에 걸려 얼굴 근육이 마비돼 말조차 하기 힘들고 당뇨와 간경화증세를 보이고 있다.
우씨의 존재는 88년 이후 그와 같은 교도소에 수감됐던 재야인사를 통해 알려져 인권단체와 교회를 중심으로 10여명의 후원회가 조직됐다.
우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별사면 제의가 있었지만 북한에 있는 가족들 때문에 사상전향서 또는 준법서약서를 거부해 석방되지 못했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