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벌써 태어나
여기까지 날아와 나를 만난
이른 봄 어린 나비
가뭄 타는 우수 경칩
꽃피기엔 아직도 인색한 햇볕
연한 날개 접고 쉬어 갈
풀잎 하나 없는 벼랑
가파른 산봉우리 우러러
젊은 미래는 능선 넘어가고
뒤처진 과거 머문 산 중턱
힐끗힐끗 힐쭉거리는 듯
이른 봄 노랑나비
내 모습 눈여겨보며 가네.
―시선집‘돌담이야기’(동학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