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駐日)미군은 북한의 핵개발의혹으로 한반도정세가 긴박했던 94년에 일본의 주요 민간공항과 항만을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미군작전 지원을 위한 대규모 협력을 일본정부에 요구했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주일 미군은 94년4월 상황을 ‘한반도 유사시’로 상정하고 미군이 작전개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나리타(成田)공항 간사이(關西)공항 등 8개 공항과 고베(神戶)항 나고야(名古屋)항 등 6개 항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본측에 요청했다.
미군의 사용목적은 공항과 항만에 따라 다르지만 미군의 이동과 물자수송 중계거점, 미군함정수리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또 무기와 탄약 등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10t트럭 1백48대와 노무자확보 등 대규모 수송지원을 일본에 요청하고 주한 미국인 철수에 대비해 가데나(嘉手納)공군기지 등에 3만세트의 간이침대와 담요 등을 준비할 것도 요구했다.
일본정부는 미국의 이같은 요청을 받고 협의하던 중 북―미(北―美)핵합의로 긴장이 완화됨에 따라 최종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