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리눅스)이 꼭 닫힌 창문(윈도)을 열어 젖힐 수 있을까.’
펭귄의 얼굴을 한 새로운 컴퓨터 운영체제(OS)인 리눅스가 세계 OS시장을 장악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생소하지만 리눅스가 누리는 인기는 뜻밖에 만만치 않다. 윈도 못지 않은 성능에 값이 파격적으로 저렴해 실속파 사용자들에게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요즘엔 MS의 독주를 거부하는 리눅스 사용자를 중심으로 ‘윈도를 쓰지 않기 때문에 컴퓨터값에서 OS비용을 되돌려달라’는 환불운동까지 벌어지는 실정.
리눅스는 그동안 전문가가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웠던 제품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리눅스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벤처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다.
리눅스의 가장 큰 매력은 윈도OS에 비할수 없을 만큼 값이 싸다는 점. ‘윈도NT’는 카피당 7백50달러인데 비해 리눅스는 50달러만 들이면 설치할 수 있다.
리눅스가 가장 잘 보급된 곳은 인터넷서버분야. 지난해 이 분야에서 17.2%의 점유율을 기록, ‘윈도NT’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리눅스에게 올해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컴팩 델컴퓨터 등 주요 컴퓨터회사들이 잇달아 리눅스를 채용한 제품을 시판한다고 발표했기 때문. 특히 미국 IBM이 18일 자사의 컴퓨터에 리눅스를 탑재키로 결정한 것은 업계에 충격적인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러클, 로터스 등도 리눅스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올해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리눅스열풍은 국내에도 밀어닥치고 있다. PC통신마다 리눅스 동호회가 생겨나고 지그재그소프트, 리눅스코리아 등 리눅스 전문 업체들도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국내 리눅스사용자는 5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反)독점소송, ‘윈도2000’출시 연기 등으로 휘청이고 있는 경쟁자 MS는 울상이다. 94년 인터넷이 꽃피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MS의 헤게모니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표면화됐기 때문. MS의 윈도 서버 판매증가율은 지난해 34%에서 올 1·4분기중 2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리눅스란★
값비싼 중대형컴퓨터에서 작동하는 OS인 ‘유닉스(UNIX)’를 386 PC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게 개조한 프로그램. 91년 핀란드 헬싱키대 학생이던 리너스 토발즈(Linus Torvalds)가 인터넷을 통해 수천명의 프로그래머와 함께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프로그램 원자료(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 프로그래머가 입맛에 맞게 특정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컴퓨터 시스템 구축에 윈도NT가 1만달러가 든다면 리눅스는 1천6백달러면 해결.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