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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본 세상]美 「퍼스트 젠틀맨」탄생하려나

입력 | 1999-02-25 20:56:00


대통령 부인은 ‘퍼스트 레이디’. 그렇다면 여성대통령의 남편은 어떻게 불러야 하나.

200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빌 클린턴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과 밥 돌의원의 부인 엘리자베스 돌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생긴 고민이다. 미국에서는 여성대통령이 나온 전례가 없기 때문에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퍼스트 레이디’에 맞춰 ‘퍼스트 젠틀맨’이나 ‘퍼스트 맨’으로 부르자거나 ‘퍼스트 허즈번드’로 하자는 등 다양한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답이 없다. 호칭보다 더 난감한 문제는 여성대통령의 남편이 수행할 역할.지금까지 미국 대통령부인들은 대부분 백악관의 인테리어나 식단 등 집안일을 맡아왔다. 대외활동이라야 여성문제 아동 자녀교육 등의 분야에 집중됐다.

그러면 클린턴대통령이나 돌의원이 과연 부인의 해외순방길에 좇아가거나 백악관 만찬 메뉴를 고르는 정도의 ‘외조’에 만족할 것인가.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일부에서는 ‘베갯머리 송사’를 통해 주요 정책과 인사를 ‘퍼스트 젠틀맨’이나 ‘퍼스트 맨’이 좌지우지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