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경기 용인 현대 여자배구단 숙소. 장소연(25)은 팀동료들과 이날 치른 LG정유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기 녹화 테이프를 보며 가슴을 쳤다. ‘어깨힘을 좀더 뺏더라면….’
그리고 26일 오전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찾아 훈련하며 ‘얼마나 꿈꿔왔던 슈퍼리그 우승컵인데, 여기서 주저앉을 순 없지 않는가’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게 너무 많다. 97,98년 연속 SK케미칼에서 LG정유와 결승에서 만나 1승3패, 2승3패로 물러났던 일. 게다가 두번 모두 역전패한 것이 너무도 아쉽다.
그리고 팀이 해체되고 올해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LG정유와 맞섰지만 다시 2연패.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잘 해보겠다는 마음이 부담감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하면 뭔가 달라지겠죠.”
1차전에서 스파이크로만 4득점한 자신의 모습은 너무 초라했다. 별의 별 생각을 다했던 그는 2차전에서는 이를 악물었다. 좋아하는 이동공격 대신 A퀵과 연타에 승부를 걸었다. 그의 뜻대로 2차전에서는 매 세트 팽팽한 접전을 벌였고 자신도 14득점했다.
“LG정유를 만난다고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아요. 지금부터는 체력전인 만큼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