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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속쓰리고 가슴아프면 『식도에 탈난것』

입력 | 1999-02-26 20:14:00


올 2월 대학을 졸업한 이모씨(23·여·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지난해 가을부터 가끔 ‘가슴이 뽀개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다 금새 낫곤 했다. 최근에는 통증 때문에 잠을 자다 깰 정도로 악화돼 심장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무’.

가슴 통증으로 심장내과를 찾는 환자들의 약 25% 정도는 ‘심장 이상’이 아닌 ‘역류성 식도질환자’. 내과 전문의들은 “역류성 식도질환은 서양인의 30∼4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질환”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최근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

▽증상〓속이 쓰리고 신물이 나며 ‘명치 부위가 후끈하다’고 호소. 또 음식을 삼킬 때 식도에 무엇이 걸린 듯한 느낌도 든다. 이런 증상없이 가슴 아래 부위가 짓눌리는 듯 아파 심장질환으로 인한 가슴통증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

▽왜 생기나?〓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하부식도 괄약근’이 헐거워지면 음식이 들어오지 않아도 식도가 열려 위의 강한 산(酸)이 식도로 역류. 이 때 식도가 경련을 일으켜 아프다. △약물의 오남용 △비만 △위산의 과다분비 등을 원인으로 추정. 심하면 식도 내벽이 헐며 궤양이나 염증도 생긴다.

▽진단과 치료〓‘식도내시경검사’로 식도 내벽에 염증이 있는지를 알아보거나 ‘식도 산도검사’로 얼마나 산이 역류하는지를 진단. 원인을 알 수 없어 근원 치료는 안된다. 단, 위산의 분비를 억제하거나 위 운동을 촉진하는 약을 2,3일 동안 먹으면 증상이 좋아지며 2,3개월 복용하면 염증이나 궤양이 치료된다. 그러나 쉽게 재발하므로 약의 양을 줄여가며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원칙. 또 궤양이나 염증이 심한 경우 하부식도괄약근을 조이는 수술로 치료. 2년 마다 식도암으로 진행되는지 검사하는 것이 좋다.

▽예방법과 관리법〓△잘 때 머리 쪽을 발 쪽보다 15㎝ 정도 높게 한다 △취침 1,2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위를 비워야 위산이 덜 분비된다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는 술이나 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드는 커피 담배는 금물 △기름기 많은 음식은 위 속에 오래 남아 있어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한다 △심하게 아플 때는 물을 마시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도움말〓서울대병원 내과 송인성교수 02―760―3344,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내과 민영일교수 02―2224―3181)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