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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창]「서승의 옥중 19년」

입력 | 1999-03-01 18:13:00


1969년 도쿄교육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유학 중이던 서승은 71년 동생 서준식(인권사랑방 대표)과 함께 ‘재일교포학생 학원침투 간첩단사건’의 주범으로 체포돼 보안사 서빙고 대공분실로 연행된다.

견디기 어려운 고문을 받던 그는 기관요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난로의 석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한다. 온몸에 화상을 입고 죽을 듯한 고통에서 깨어나지만 19년동안 차갑고 어두운 정치범 특사에 갇힌다.

이 책은 그가 90년 출소해 94년 일본에서 출간한 ‘옥중19년―한국 정치범의 투쟁’을 5년만에 한국어판으로 낸 것.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끝났다고 일컬어지는 요즘,변해가는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그들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초로 비전향 장기수로 출소한 그는 국가보안법과 사상전향제도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나가는 비전향 장기수들의 존재를 증언한다. 화상으로 처참하게 변한 그의 얼굴은 국제 인권회의에서 민족분단의 비극에서 비롯된 인권탄압의 상징이 되었다. 서승은 현재 일본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법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경자 옮김. 역사비평사. 8,000원.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