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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본 세상]「언어백화점」EU 통역『골치』

입력 | 1999-03-01 20:04:00


‘유럽연합(EU)은 바벨탑?’

내년 체코 등 5개국을 새 식구로 맞아들이는 EU가 서로 다른 언어 때문에 바벨탑을 쌓으려다 실패한 구약시대 인류들이 겪었던 고민에 빠졌다. 새 식구를 위해 통역사와 번역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

EU는 모든 회원국의 모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문제는 유럽 국가 대부분이 고유 언어를 갖고 있는‘언어천국’이라는 점. 새 회원국이 될 체코 헝가리 폴란드에 스토니아 슬로베니아도 각각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현재 11개인 EU의 공용어가 곧 16개로 늘게 된다.

수많은 회의와 기자회견 등을 지원하기 위해 EU 집행위는 이미 1천9백명의 통역사 및 번역사를 고용하고 있다. 한 언어당 최소 1백명의 통역 번역요원이 필요하기 때문. 교정요원과 타이피스트까지 합하면 언어서비스 분야 종사자는 집행위 전체 인원의 11%인 3천8백90명. 통역 번역 요원만 계산해도 5개 신규 가입국을 위해서 5백명을 새로 채용해야 한다.

공용어를 줄이자는 제안이 나오기는 했으나 모국어를 빼도 좋다는 회원국이 없어 아직은 실현가능성이 없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