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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의 인생풀이]지나친 완벽주의 역효과 불러

입력 | 1999-03-01 20:04:00


◇문

30대 회사원인데 깊은 잠을 잘 못잡니다. 잠자리에 누우면 그날 하루 종일 내가 했던 말과 행동들, 그 중에서도 잘못한 것이나 실수한 것들만 떠올라 못견디겠습니다. 남들이 날 어떻게 보았을까도 두렵지만 제 자신이 이런 제 모습을 용납하지 못해 고민입니다.(서울 혜화동에서 한 직장인)

◇답

똑똑한 사람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실수해서는 안되고 남에게 비판받아서도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을 구석에 몰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돼야만 한다’는 생각에 빠지는 것이지요. 정신과에서는 이를 ‘당위의 횡포’라고 합니다. 자기 마음에 폭군을 만드는 것이죠. 심해지면 우울증이나 강박증에 빠집니다. 물론 자신에게 높은 기대치를 갖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자신이 발전하는 동기가 되니까요. 문제는 지나친 완벽성의 추구는 발전하려는 에너지를 방해한다는 것이죠. 과거에 매달려 있는 한 현재와 미래도 없습니다. ‘당위의 횡포’에 걸리면 더 이상 진전은 없게 됩니다.

자기가 실수해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그 일이 실제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인지도 따져보십시오. 그러면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웃을 수 있을 때 자기로부터 가장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