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牛步). 느린 걸음을 말한다. 느릿함의 상징이 된 소. 그러나 소가 달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소가 얼마나 민첩한지 안다. 소는 서두르지 않을 뿐이다.
경북 청도군의 소싸움축제(10∼14일)에는 소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색다름이 있다. 올해로 벌써 열번째. 올해는 문화관광부로부터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국제적인 축제행사로 준비했다. 이름도 ‘제1회 청도 소싸움축제’로 명명했다.
소싸움은 이서면의 서원천 둔치의 특설무대. 둥근 울타리 안에는 싸움소가 소주인과 함께 들어선다. 두마리 소는 머리를 맞대고 힘겨루기를 펼친다. 단판승제로 먼저 등을 돌리면 패한다. 경기시간은 무제한. 토너먼트로 5일간 진행되는데 1백80여두가 출전, 4천만원의 상금을 놓고 자웅을 가리게 된다.
소싸움은 체급별(3가지)로 진행된다. 7백3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갑종, 미만은 을종. 싸움소의 특징은 옥뿔(앞으로 뾰족한 뿔)과 비녀뿔(비녀모양 뿔)을 갖고 키가 큰데 반해 눈과 귀는 작고 앞다리가 짧은 것. 한 마리에 2천만원을 홋가하며 우승하면 5백만원 정도씩 값이 뛴다.
소싸움에도 기술이 다양하다.뿔치기 들치기 등이 구사된다. 소주인이 들이는 노력도 대단하다. 지구력 근력을 키우기 위해 산길 달리기, 큰 타이어끌기, 통나무박기등 강훈련을 시킨다. 한약재를 달인 보약도 먹인다. 한달에 50만원이나 들이는 경우도 있다.
소싸움의 본고장은 영남. 그중 청도가 가장 활발하다. 일제때는 농민들이 몰리는 것을 두려워해 소싸움을 막았다. 현재 청도에는 전국 싸움소(4백∼5백두 추정)의 절반에 육박하는 소가 있다.청도소가 출전하지 않으면 소싸움을 치르지 못할 정도다. 90년에는 청도투우협회(회원 50여명)도 결성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일친선 소싸움(14일), 미국 카우보이들의 한우로데오(13,14일)도 펼친다. 8백∼8백70㎏의 갑종급 일본소 3마리가 초청됐다. 이중 한마리는 지난해 가고시마현의 소싸움 우승소. 세 경기를 치른다.
[축제행사]
▽소타기〓천성이 순해 싸움소가 되지 못한 청도의 명물황소 ‘순덕이’를 타고 기념촬영도 한다.
▽한우요리 페스티벌〓용암온천랜드의 테마카페. 다양한 청도의 한우요리 시식, 한우전문 요리사의 요리쇼 관람.
▽특산물판매〓씨 없는 청도반시와 얼려 먹는 ‘아이스홍시’. 깨끗한 물과 풀사료로 사육돼 육질이 뛰어난 청도 한우고기, 화악산 한재리의 맑은 계곡에서 키워낸 미나리. 군청 산업과 370―6271
[주변 관광지]
▽청도 장(4,9일)〓80년 역사의 5일장으로 장꾼 3천명이 몰린다. 청도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
▽낙대폭포(화양읍)〓수차 30m로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해서 약수폭포라 불린다.
▽운문사(운문면)〓신라 진흥왕때 창건한 고찰로 숲 한가운데 있다. 비구니절로 비구니승의 승가대학이 있다.
▽운문댐(〃)〓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관광코스]
▽청도군청 추천코스. ①청도역∼셔틀버스∼ 소싸움축제관람∼ 한우요리페스티벌∼ 운문댐 (환상의 드라이브코스)∼ 삼계계곡∼ 운문사(저녁예불 참관)∼ 저녁식사∼ 청도역
②청도역∼ 셔틀버스∼ 청도향교∼ 자계서원∼ 별천지관광농원 (점심식사)∼ 소싸움축제관람∼ 한우요리페스티벌 (저녁식사)∼ 청도역
▽청도군▽
경북 최남단 군. 북으로는 대구와 경산시, 동으로는 경주, 서로는 고령군, 남으로는 경남 밀양군과 경계를 이룬다. 이름 대로 산 높고 물 맑은 고장이다. 해발 1천m가 넘는 운문산(1,188m·이하 해발) 가지산(1,240m) 문복산(1,014m)이 솟아 있고 그 사이로 동창천이 흐른다.
청도사람들의 삶은 물 따라 길이 난 경남 밀양군 쪽에 더 밀착돼 있다. 인구 56,462명(96년통계), 면적 7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