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鄭世永)명예회장 퇴진 이후 현대자동차가 연일 술렁이고 있다. ‘SY(정세영명예회장)컬러에서 MK(정몽구회장)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빚어지는 진통이다.
변화는 무엇보다 계속되는 인사조치로 나타나고 있다. 4일에도 재경과 지원본부 등 핵심 직위에 MK측 인사들이 새로 진입했다.
현대자동차 주변에서는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한 사람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이계안(李啓安)기획조정실사장이다. 정몽구회장의 오른팔인 이사장은 ‘현대차의 MK화’작업을 기획,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14층 정몽구회장의 옆방에서 그는 며칠째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끊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사실상 이사장의 머릿속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장은 26일 주주총회에서 ‘당연히’ 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 그러나 정세영명예회장측의 제지로 이사선임이 무산됐고 결국 그때문에 정세영명예회장의 퇴진을 불러왔다.
정세영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이사장의 권한은 더욱 막강해졌다. 기존의 기조실장 업무에다 홍보실 지원본부 재경본부 연구개발본부 전략구매사업 본부까지 맡았다. 자금과 기획 인사 등 ‘전권’을 쥔 셈.
언론에 발표되는 보도자료들까지 홍보실이 아닌 그가 작성해 내려보낸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