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할인점 경쟁은 아직 원시적입니다. 기업가 정신도, 소비자를 생각하는 마음도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농심가㈜ 권영명(權英明)상무(메가마켓 사업본부장)는 국내 할인점들이 외형상 확장추세지만 아직 소비자에게 확실히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농심가의 할인점인 메가마켓 사업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권상무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선진유통현장을 경험한 전문가. 81년부터 97년까지 미국 △슈페리얼 웨어하우스 △프라이스 코트스코 △ABC머천다이징 △아시안마트 등에서 현장영업 점포관리 상품개발 등의 분야를 두루 거쳤다.
권상무는 “한국은 아직 할인점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진단한다. 미끼상품 위주로 가격경쟁을 벌이거나 큰 상자 위주로 판매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아직까지 유통업체들이 세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
규모가 작더라도 충분히 원가를 줄일 수 있는데 마치 구매교섭력(바잉파워)이 유통업체 경쟁력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면서 신규점포 출점에 앞다퉈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권상무는 메가마켓을 운영하면서 매뉴얼부터 만들었다. 각종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람이 바뀌더라도 업무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이와 함께 ‘어떤 경우에도 원가이하 판매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밑지게 팔아서 생기는 손해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게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