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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방송,르윈스키 인터뷰]『양다리 걸쳤다』

입력 | 1999-03-05 11:41:00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불려가 호텔에서 조사를 받는 도중 10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생각까지 했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섹스 스캔들을 일으켰던 모니카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이 3일 미 ABC방송이 방영한 2시간짜리 인터뷰에서 △클린턴대통령과의 관계 △조사받을 당시의 심정 등을 상세히 고백했다.

르윈스키는 클린턴대통령과 만나는 동안 국방부 직원과도 관계를 가지다 임신, 낙태수술을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날 인터뷰는 약 3천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인기를 끌었으나 클린턴에게 타격을 줄 만한 새로운 내용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르윈스키는 클린턴에 대해 “그가 대국민 사과연설에서 나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걸 보고 이용당했다고 느꼈으며 무척 실망했다”고 말했다.

○…르윈스키는 스타검사에게 클린턴과의 관계를 상세히 자백한 것은 “27년형을 살지도 모른다는 협박이 무서웠으며 그렇게 될 경우 내게 관심을 가져 줄 남자도 없이 혼자 늙어갈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

르윈스키는 “그렇게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창문밖을 바라보면서 내가 없어진다면 대통령이나 나의 가족이 다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투신자살을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고백.

○…르윈스키는 클린턴과 백악관에서 밀회를 즐기던 96년 하반기 약 3개월간 미혼의 국방부 관리와도 관계를 가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 그녀는 “클린턴에게 ‘당신의 라이벌이 있다’고 놀리기도 했다”고 말해 클린턴도 연적(戀敵)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시사.

○…르윈스키는 클린턴이 가끔씩 자신이 보는 데서 눈물을 흘렸으며 지난해 5월 둘이 헤어지기로 한 날도 울었다고 회고.

르윈스키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클린턴은 ‘모니카의 의자’라고 부른 의자에 앉았으며 나는 그 발치에 앉아 무릎에 얼굴을 대고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좋았던 시절을 설명.

○…방송 직후 ABC 인터넷 방송의 토론방에는 르윈스키에 동정적인 내용보다는 그녀를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왔다고. 네티즌들은 “클린턴도 나쁘지만 르윈스키는 뭘 잘했다고 TV앞에 나와 지저분한 얘기를 하느냐”고 질책했고 르윈스키가 클린턴과 밀애를 즐기면서 국방부 관리의 아이를 가진 뒤 낙태했다는 고백에 대해서는 ‘혐오스럽다’는 반응.

○…ABC방송의 인터뷰 방영에 이어 4일에는 르윈스키의 자서전 ‘모니카 이야기’의 판매가 시작됐고 영국의 채널 4 TV도 르윈스키와의 인터뷰를 방영. 자서전은 판매 이틀전인 2일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5위를 기록했으나 출판계에서는 “초기에 큰 인기를 끌겠지만 조금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고 전망.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