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5억원 이상을 넣어둔 거액계좌수는 줄고 1인당 평균예치금은 크게 늘었다.
또 금융상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예금자보호가 안되는 실적배당형 신탁상품에선 돈이 빠지고 저축성 예금 가입액은 늘었다.
▽거액예금 1계좌에 18억원씩〓5일 한국은행이 IMF관리체제하의 지난해 은행수신 동향을 분석한 결과 5억원 이상이 든 거액계좌수는 97년말의 9만1천9백개에서 작년말에는 7만1천3백개로 22.4% 감소했다.
그러나 거액계좌당 평균 예치금은 97년의 14억9천만원에서 18억2천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말 현재 거액계좌에 예치된 총액은 97년말 1백36조8천억원보다 4.9% 줄어든 1백30조1천억원. 이는 지난해 은행이 받아들인 돈 4백24조원의 30.7%에 이른다. 계좌수로는 은행전체 1억4천3백36만개의 0.05%에 불과한 7만1천여계좌에 은행 총수신의 3분의 1 가량이 들어있는 것.
한국은행은 “소액예금자의 경우 생활비 등으로 돈을 인출한 경우가 많았고 고액예금자의 경우 금전신탁 등에 흩어져 있던 돈을 정기예금에 몰아서 예치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탁상품보다는 정기예금〓거액계좌의 총예금에서 저축성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97년의 22.8%에서 37.7%로 상승한 반면 금전신탁은 64.5%에서 51.5%로 감소했다. 금융기관 도산 등 만약의 사태 때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가계금전신탁 등 실적배당형 금전신탁을 꺼린 때문.
금전신탁 가운데 신종적립신탁과 가계장기신탁 등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 상품들은 만기가 사실상 1년으로 다른 신탁상품에 비해 짧거나 금리가 타 상품에 비해 높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기예금 증가액은 67조원으로 97년 13조원의 5배를 넘어섰는데 특히 국민 신한 주택 하나은행 등 이른바 우량에 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