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재벌 회장의 선친 묘소를 파헤치고 유골을 가져가는 엽기적 범죄행각을 벌였을까. 원한에 의한 소행일까, 아니면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일까.
경찰은 일단 5일 범인이 8억원이라는 거액의 돈을 요구한 점을 보아 돈을 노린 범행이라고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나 묘를 파헤쳐 유골을 훔치는 등 범행수법이 잔혹해 원한을 가진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경찰은 또 현장주변에서 발굴장비를 3점이나 발견함에 따라 일단 2명 이상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들은 관이 철제라는 점을 고려해 쇠지렛대까지 준비하는 치밀성을 보여줬으며 이동하기 쉽게 유골의 일부만 가져가는 담대함을 보였다.
경찰은 범인들이 돈을 목적으로 했다고 해도 신격호(辛格浩)회장 가정사를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소한 이들 중 한명은 원한관계로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롯데그룹측은 “신회장 집안이 몇년전 재산문제로 형제간 법정소송을 벌인 적은 있었으나 특별히 원한을 살 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권재현·이헌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