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오빠가 보내준 격려의 글을 보니 나도 빨리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서울대병원 소아백혈병동에 입원한 박혜은양(15)은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전했다.
21일 경주에서 열리는 제70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 풀코스에 출전하는 황영조는 백혈병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격려하는 뜻으로 최근 동아마라톤 안내 포스터에 ‘용기를 내세요’라는 사인을 해주었다.
이를 ‘1미터1원’ 회원중 한 사람인 홍성민씨가 액자에 넣어 3일 병원에 전달한 것. 이 액자는 앞으로 백혈병동 벽에 걸어놓고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게 된다. 박양은 “황영조오빠가 이번 동아마라톤대회에서 우리들의 완치 소망을 모아 우승을 하고 내친김에 다시 현역이 되어 시드니올림픽까지 우승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신희영교수(소아과)는 “백혈병 치료는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불굴의 인내가 필요하다”며 “황영조선수의 격려는 백혈병 어린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년째 백혈병어린이들을 위해 ‘1미터1원’모임에 참여해 묵묵히 도와주고 있는 전국의 이름없는 아마추어 마라토너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1미터 1원’은 백혈병어린이를 돕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들 모임. 4년전 동아마라톤대회에 첫 선을 보였던 이 모임의 출발 당시 숫자는 고작 11명. 그러나 그 작은 사랑의 불씨가 소리없이 번져나가 올 회원은 무려 1백배를 훨씬 넘는 1천5백10명이 됐다.
1미터1원 회원들은 자신이 뛴 만큼 ‘1미터에 1원’씩 주위 친지들로부터 후원금을 받거나(동아마라톤사무국이 관리하는 계좌 입금) 본인 스스로 후원금을 내기도 한다.
5㎞완주시 후원금은 5천원, 하프코스는 2만1천원, 풀코스 완주시는 4만2천1백95원이다. 회원들과 후원자들이 마련하는 후원금은 전액 백혈병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쓰여진다.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006―01―0792―196, 예금주는 1미터1원.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