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영화계가 진정한 천재를 잃었다.』 50여년간 단 13편의 영화를 연출한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타계에 세계 영화계가 최고의 애도사를 바치고 있다. 향년 70세.
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하트퍼드셔의 자택에서 서거한 그는 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사진잡지 ‘룩’에서 사진기자를 하다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영화에 입문했으며 62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오랜 은둔생활, 철저한 완벽주의가 괴팍스러울 정도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세 딸이 있다. 경찰은 사인을 자연사로 추정한다.
7월 개봉될 ‘와이드 아이즈 샷(Wide Eyes Shut)’을 유작으로 남겼다.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64년) ‘2001년:스페이스 오디세이’(68년) ‘시계태엽 오렌지’(71년) 등 3편이 지난해 미국영화협회(AFI)가 발표한 ‘역대 미국영화 베스트 100’에서 50위 내에 포함됐다.
냉전시대의 단순사고를 통렬하게 풍자한 흑백영화 ‘닥터…’로 뉴욕영화비평가상 최우수코미디각본상, ‘2001년…’으로 아카데미상 특수효과상을 받았다. 또 ‘시계태엽…’으로 뉴욕영화비평가상 최우수연출상, ‘배리린든’(75년)으로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현대문명의 본질과 인간의 의미를 파헤치는 통찰력을 선보였고 우주와 인간존재와의 관계, 비인간적 사회구조와 첨단 테크놀러지의 허구성 등을 천재적 테크닉을 통해 갈파한 영상의 철학자이기도 했다.
SF영화의 고전인 68년작 ‘2001년…’에 목성탐색선으로 등장하는 ‘디스커버리호’는 그로부터 10여년 후 미항공우주국(NASA)에 의해 우주왕복선의 이름으로 붙여졌고 제임스 카메론과 스티븐 스필버그감독도 그에게 영감을 받았다.
케이블 TV의 유료영화채널 캐치원(채널 31)은 큐브릭감독의 ‘2001…’ ‘닥터…’ ‘스파르타쿠스’(60년)를 10일부터 3일간 특집방영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