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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교통규제]음주운전 「철퇴」-제한속도 「상향」

입력 | 1999-03-09 19:10:00


서울시내 주요 도로의 제한속도를 상향조정하고 상습적인 음주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들 사이에는 ‘아무도 지키지 않는 법’이나 ‘지나친 처벌’은 국민의 법감정과 맞지 않는 잘못된 규제라는 지적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음주처벌★

경찰청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 나온 음주운전사례가 3회 이상 적발될 경우 향후 3년간 운전면허를 딸 수 없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 시행중인 강력범죄를 3번 이상 저지르면 사회에서 완전 격리시키는 삼진아웃제와 유사한 개념.

경찰은 또 3년간 면허취소를 당한 상습음주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딴 뒤 다시 음주운전할 경우 적발 즉시 또다시 3년간 운전면허를 취소할 방침이다.

경찰의 이같은 방침은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수가 10% 이상 증가하는 등 음주운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속도제한완화★

서울경찰청은 97년 9월 편도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된 서울 강변북로(성산대교 북단∼천호대교 북단)의 제한속도를 시속 70㎞에서 80㎞로 상향조정하는 등 그동안 비현실적으로 적용돼온 시내 도로의 속도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고시 제4조(자동차 도로별 속도제한)를 개정,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편도 2차로 이상인 서울시내 일반도로의 제한속도가 현행 시속 40㎞에서 60㎞로 바뀐다. 또 현재 시속 40㎞로 제한돼있는 성수 동호 원효대교의 최고속도도 60㎞로 상향조정된다.

이와 함께 남산1,3호와 북악 사직 금화 자하문 금호 옥수 구기 상도 매봉 구룡 문성 공릉 화곡 등 편도 2차로 이상의 서울시내 15개 터널의 제한속도도 시속 40㎞에서 60㎞로 조정된다. 이밖에 올림픽대로 구간 중 시속 60㎞로 돼 있는 노량대교 구간의 제한속도도 80㎞로 올라간다.

경찰은 그러나 시거가 불량한 잠수교와 공사중인 양화대교, 편도 1차로인 광진교와 잠실철교의 제한속도는 현행대로 시속 40㎞를 유지키로 했다. 또 편도 1차로인 삼청터널(시속 30㎞)과 굴곡이 심한 은평 등 5개 터널(시속 40㎞)의 제한속도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경찰관계자는 “도로나 터널의 확장으로 도로가 넓어졌음데도 불구하고 속도제한이 비현실적으로 운영되는 도로의 제한속도를 상향조정했다”며 “앞으로 교량이나 터널 등지에서 병목현상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민반응★

교통안전공단 이응학(李應鶴)교수는 “제한속도 상향조정은 안전을 도외시한 규제완화로 결국 사고위험만 높일 뿐”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시민 김용태(金龍泰·30·연구원)씨는 “시내에서 제한속도를 지키는 차량이 어디 있느냐”며 “아무도 지키는 않는 무의미한 법규는 현실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제와 관련, 이교수는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며 “음주운전에 대한 벌칙은 엄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대 이순철(李淳哲·심리학)교수는 “음주운전은 일종의 질병”이라며 “처벌보다는 음주운전사고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에 대한 교육 등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대·이현두·이헌진기자〉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