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룰라’가 화려하게 복귀했다.
‘룰라’는 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96년초, 4집 ‘천상유애’가 표절로 밝혀져 자살 소동과 활동 중단, 멤버 교체 그리고 결국 해체의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룹.
이들이 2월말 내놓은 ‘6&6’의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중이다. 음반 판매 20만장이 넘어서 이달초 신나라 유통의 판매차트 3위에 올랐다. 9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머릿곡 ‘기도’가 정상을 차지했다. 이상민 김지현 고영욱 채리나 등 원년 멤버가 다시 뭉쳐 이룬 성과다.
한번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면 재기가 어려운 것이 연예계 속성. ‘룰라’도 97년초 여성멤버 김지현을 흑인 마이크 로메오로 교체하고 5집을 냈으나 옛 영화를 찾지 못하고 몇달뒤 해체했다.
그 뒤 이상민은 음반 프로듀서로, 김지현은 솔로로 나섰고 채리나는 그룹 ‘디바’, 고영욱은 ‘플레이어’의 멤버로 활동했지만 채리나 외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따로 활동한 끝에 우리가 갈 길은 ‘룰라’라는 데 지난 2월초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뼈를 깎는 노력끝에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6집의 음반 프로듀서도 겸한 이상민의 얘기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표절의 ‘표’자로 나오지 않도록 폭넓게 음악을 살폈다. 기존곡과 유사한 구절로 오해받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섹시한 매력으로 주목을 끌었던 김지현은 이제 ‘고령(?)’인 28살이 됐다. 여가수의 생명이 길지 못한 국내 가요계에서 그의 복귀는 또다른 시험 무대.
이번 앨범은 이전 ‘룰라’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머릿곡 ‘기도’는 라틴 리듬을 기초로 한 테크노 댄스곡이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