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해 개인들이 금융기관에서 꾸어쓴 빚도 94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98년의 가계신용 동향을 보면 금융기관이 민간에 꾸어준 돈가운데 가계부문이 가져다 쓴 돈은 지난해말 현재 1백83조6천억원으로 97년말보다 13%가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분야는 판매신용. 백화점이나 가전회사, 자동차회사로부터 할부구매하거나 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때 지는 빚인 판매신용은 97년보다 32.0% 감소한 17조8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10∼12월 중에는 은행권이 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구입시 돈을 빌려주는 가계금융활성화 조치를 추진하면서 가계신용의 감소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은행권의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의 대출여력이 줄어들자 개인들은 이자가 비싸더라도 은행보다 대출이 쉬운 신용협동조합이나 새마을금고로 몰렸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4조원이 넘게 줄었으나 신협은 6천2백억원이, 새마을금고는 3천2백억원이 오히려 늘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