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에서 ‘DJ 저격수’로 불리는 정형근(鄭亨根)한나라당의원이 자신을 노리는 ‘저격수’가 나타나자 크게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정의원은 11일 주요당직자회의 후 한나라당 기자실에 들러 “김대중(金大中)정권의 ‘정형근 죽이기’공작의 실상을 폭로하겠다”고 흥분했다.
정의원은 현 정권이 △국가정보원(옛 안기부) 내에 ‘정형근 특별내사팀’을 구성, 미행 도청 및 친인척 계좌 추적을 했고 △집앞에 사복형사를 상주시켜 출입시간 및 출입자를 체크했으며 △자신의 국회 정보위 배정을 거부하는 등 정치 보복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이 이같이 목소리를 높인 직접적 이유는 10일 ‘고문 국회의원 정형근을 심판하는 시민모임 준비위원회’가 발족했기 때문. 간첩죄로 8년반을 복역하고 풀려난 서경원(徐敬元)전의원이 “밀입북사건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이었던 정의원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만든 모임이다.
정의원은 “모임 발족은 현 정권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전의원과 국가정보원측은 “정의원은 고문을 자행했을 뿐만 아니라 간첩사건 조작에도 연루돼 있다”며 반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래저래 정의원이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