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등의 작품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64)이 한때 외국 정부를 위한 브로커로 나서 거액의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프랑스의 사업가 앙드레 귀엘피는 최근 펴낸 자서전 ‘원본’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과 친했던 사강이 프랑스 석유회사 엘프가 우즈베키스탄의 유전개발 허가를 따낼 수 있도록 미테랑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92년 친구인 사진작가 마르크 프랑슬레를 통해 사강에게 접근했다는 것. 카리모프는 “미테랑대통령에게 나를 소개해주면 프랑스는 엄청난 석유를 얻을 것”이라고 사강을 설득했으며 사강은 미테랑에게 카리모프의 친서를 건넸다.
엘프는 다음해 2월 유전개발 허가를 받았다. 귀엘피는 사강에게 매달려 카리모프대통령의 엘리제궁 방문까지 주선했으나 94년 엘프가 계획을 포기하는 바람에 유전개발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래도 귀엘피는 사강과 프랑슬레에게 커미션으로 1천만프랑(약 20억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사강은 11일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 엘프가 유전개발 허가를 받도록 도와주기는 했으나 돈을 받지는 않았다며 “모든 주장이 엉터리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녀는 엘프문제를 상의하자 미테랑대통령이 “당신을 친구로 좋아하는 것이지 마타하리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술회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