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마라톤의 대들보 권은주(22)가 14일 마침내 무적선수의 한을 푼다.
권은주는 97년 10월26일 춘천국제마라톤에서 ‘마의 30분벽’을 깨뜨리며 한국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을 수립했다. 그는 당시 코오롱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무소속 상태임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었다.
사건의 발단은 권은주가 경북체고 3년때인 95년말 코오롱에 스카우트되고난 뒤 다음해 초 정순재 이미라 등과 함께 대구대학교 특기생으로 입학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코오롱과 대구대학측은 이들을 처음 2년간은 대구대학 소속으로, 이후 졸업때까지 2년간은 코오롱소속으로 뛰도록 합의했다.
문제는 권은주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양측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지분경쟁’을 벌이게 된 것. 이에 코오롱측은 선수들을 설득해 97년 2월27일 대구대학에 자퇴서를 제출하도록 했고 정봉수감독은 3월14일 대구대총장에게 직접 내용증명서를 띄워 이적동의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구대학측은 이들을 ‘불명예 제적’으로 처리해 3개월간 출전정지 처분과 함께 향후 2년간 다른 대학이나 실업팀으로의 이적을 못하게 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후 한국육상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권은주는 ‘코오롱사단’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도 코오롱선수는 아닌 어중간한 상태로 잇따른 발바닥 부상과 싸워 왔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