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굴다와 바두라스코다가 서울에서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콘서트’를 갖습니다.”
프리드리히 굴다와 파울 바두라스코다는 오스트리아 피아노 연주의 전통을 대표하는 대가들. 그들이 한 무대에 선다면 분명 대사건이다. 하지만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영산아트홀에서 내한연주회를 갖는 두 사람은 두 대가의 아들들인 리코 굴다와 미햐엘 바두라스코다.
음악계에는 유난히 대를 잇는 연주가족이 많다. 이유는 뭘까.
“집에서 아버지가 연습하니 분위기가 몸에 익은 모양입니다. 자라면서 다들 음악을 하겠다더군요.” 첼리스트 전봉초의 말. 13일 호암아트홀에서 ‘팔순맞이 가족연주회’를 가진 그는 아들(성환·바리톤) 딸(미영·피아노, 소영·첼로) 사위(이동우·첼로)를 음악가로 뒀다. “목 관리 때문에 술 한 잔도 조심해야 하고… 힘들고 외롭죠. 그렇게 말렸는데, 1년 동안 이탈리아 연수를 다녀왔더니 아이가 성악 레슨을 받고 있더군요.” 테너 안형일의 말. 그의 장남(종선)은 부친의 뒤를 이어 테너로 활동 중이다. 오스트리아의 지휘자 에리히 클라이버와 아들 카를로스, 에스토니아의 지휘자 네메 예르비와 아들 파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2대 연주자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