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의 체포와 쿠르드노동자당(PKK) 조직원들의 폭력시위 이후 최근 몇 주 동안 터키는 한국언론에 의해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관심이 고맙기는 하지만 놀랍게도 한국언론에 게재된 기사의 대부분은 반터키적이거나 편향된 시각에 기반한 것이었다. 터키는 6·25전쟁에 참여해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국가로서 우방국에 진실과 사실을 알려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러한 반터키적인 보도의 배경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정보의 대부분이 반터키적 태도를 보이는 유럽 언론으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유럽 언론의 전통적인 반터키적 태도는 유럽의 반 이상이 6세기 동안 오토만제국에 점령당했던 역사에 기인한 것이다.
또 쿠르드족의 독립투쟁이 일본제국주의에 대항한 과거 한국민의 투쟁과 봉기를 연상시킴으로써 잠재적인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과는 달리 터키는 단 한번도 쿠르드인들의 국가나 그에 속해 있는 영토를 점령한 적이 없다. 터키 내 쿠르드인과 터키인은 평화롭게 8백년을 공존해왔으며 상호간의 결혼을 통해 혈통이 매우 깊이 뒤섞여 있다. 오토만제국 시대를 거쳐 터키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쿠르드인들은 터키와 같은 운명을 나누었고 6·25전쟁을 포함한 모든 전쟁에서 공동의 적을 상대로 싸웠다. 터키의 쿠르드인들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PKK와 오잘란을 상대로 싸우는 상황이다.
터키에 거주하는 쿠르드인은 제한된 권리만을 누리는 소수민족이 아니다. 그들은 다른 20여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터키인들과 똑같은 권리를 향유한다. 예를 들면 3명의 대통령, 5명의 총리와 셀 수 없이 많은 장관들이 쿠르드족 계열이었다. 현재 국회의원의 3분의 1이 쿠르드 계열이다. PKK는 오잘란에 의해 설립된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숭상하는 지하 테러조직이다. PKK는 터키내 쿠르드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도 않으며 쿠르드인을 대표하지도 않는다. 오잘란은 살해와 반역죄 혐의로 터키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며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다.
할릴 다으(주한 터키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