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둘러싼 장안의 화제가 SBS수목극 ‘청춘의 덫’(밤9·50)이다.
작가 김수현의 20년전 동명작을 리메이크한 이 드라마는 1월말 16.8%의 시청률로 시작, 방영한달뒤에는 경쟁작인 MBC‘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제쳤고 지난주엔 41.6%로 솟아올랐다.
시청자들 사이에 “윤희가 불쌍해, 동우는 죽일X…”식의 얘기가 끊이지 않는 ‘청춘의 덫’에 얽힌 얘기를 소개하면….
▼이전의 심은하가 아니다
여리면서도 강한 눈빛, 과장되지않은 몸짓으로 김수현 특유의 자극적인 대사를 소화하는 심은하는 ‘청춘의 덫’에서 유독 빛을 발한다.
연인인 동우(이종원 분)가 자신을 배반하고 딸이 사고로 죽자 “당신을 부숴버리고 말겠어”라고 내뱉을 때 그의 표정을 관찰한 연출자 정세호PD는 “내가 동우가 아닌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제작진에 농을 던졌을 정도.
▼인화단결
사실 ‘청춘의 덫’의 출발은 매우 불안했다. 첫방송 1주일 전에도 아직 1회분이 완성되지 않았을 만큼.
게다가 영주 역(유호정)에 고소영 이승연이 캐스팅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고 동우 역에도 김민종이 낙점됐으나 불발로 그쳐 정PD가 촬영시작 이틀전 새벽2시에 강원 용평에 스노보드 타러가던 이종원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간신히 섭외했다.
이후 촬영분위기는 줄곧 ‘잘해보자’. 현장에서는 험한 입담으로 제작진을 통솔하기로 유명한 정PD는 “이번 작품만큼 ‘좋은 말’로 팀을 이끈 적도 드물다”고 전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20년전 이 드라마는 ‘도덕성의 덫’에 걸려 윤희와 동우가 각기 결혼하기 전 도중하차했다. 지금 두 사람은 결혼을 앞두고 있으나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PD는 “대본을 받아봐야 안다”고 말하는데다 작가 김수현조차 컴퓨터를 두드리기 전까지는 본인도 알 수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