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 등 국제수자원 전문기구들이 지구촌의 물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세계 물부족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유네스코와 WMO는 “현재 물부족이 심각한 나라는 25개국이지만 2025년에는 약 34개 국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물부족 예상국가에는 한국도 포함돼 있다.
한국의 1인당 수자원 활용가능량은 세계 평균수치의 11%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물 사용량은 선진국을 능가하는 추세다. 부족량도 2011년이면 연간 33억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겨울에는 혹심한 가뭄으로 한강 영산강 낙동강 수질이 악화되고 급수가 제한되는 등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얼마전 발표된 서울대의 한 박사논문은 1900년을 전후해 25년 가량 이어졌던 한발과 같은 대규모 가뭄이 2000년경 한반도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을 제기했다. 불행히도 대규모 한발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물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댐 건설 등 물공급정책과 효율적 물관리 등 수요관리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환경문제나 부존자원량, 개발적지 선정문제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물계획은 개발보다 관리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 대한 중수도 의무화, 상하수도 개보수에 의한 누수방지, 물값 인상 등 절수 정책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용수관리의 자동화와 전산화 등 한정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수질오염 대비책도 강구해야 한다. 가뜩이나 부족한 수자원이 각종 오염원으로 인해 쓸모없는 저급수로 전락하고 있다. 수질오염감시단 확대를 비롯해 벌과금 제도와 국민교육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선진국처럼 환경오염을 줄이고 건설비용이 싸며 입지선정이 자유로운 지하댐 건설이나 해수 담수화기술 개발 등 개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문동신(농어촌진흥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