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연한 사고의 연속일까.
지난해 투수의 공에 맞아 팔꿈치 골절상을 당했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29·주니치 드래건스)이 또다시 ‘사구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인 시범경기지만 9경기에서 벌써 4개의 사구를 맞았다. 특히 15일 후쿠오카돔에서 열린 다이에 호크스와의 원정경기에선 7회 2사3루에서 사이토 미쓰구의 1백38㎞짜리 직구를 왼쪽 손등에 맞고는 통증을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16일 나고야로 돌아와 다나카 정형외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타박상에 의한 부기와 통증은 그대로 남아 있어 방망이를 쥐기조차 불편한 상태.
왜 이종범에게만 사구가 잇따를까. 우연일까.
일부에선 일본 선수들이 집단으로 이종범에게 ‘이지메’를 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몸쪽 승부를 즐기는 일본야구 스타일 때문이라고 말한다. 몸집이 작은 이종범이 타석 맨앞에 바싹 붙어 바깥쪽 공을 잘 밀어치도록 놔둘 리가 없다는 것. 당연히 몸쪽 승부를 해올 것이고 이에 적극적인 타격을 보이는 이종범도 피할 리가 만무. 결국 사구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어쨌든 이종범으로선 데뷔 2년째인 올해 풀시즌을 부상 없이 치르려면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야 할 것 같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