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과학기술원(KAIST)앞 대동여관 205호. 벤처기업의 대명사 메디슨(대표 이승우·李承雨)은 이 허름한 여관방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KAIST를 갓 졸업한 7명의 젊은이에겐 5천만원의 자본금과 학교에서 쌓은 기술력이 유일한 밑천이었다. 이들이 불과 10년만에 GE 히타치 지멘스 등 공룡같은 다국적기업이 지배해온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뒤흔들 줄은 아무도 몰랐다.
메디슨은 현재 세계 초음파진단기 시장의 7%, 산부인과 분야 진단기 시장의 20%를 정복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점유율은 80%를 자랑한다.
14년의 세월동안 메디슨은 해마다 평균 50% 이상씩 매출을 늘리는 고속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9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3차원 초음파진단기는 의료기기 선진제조국인 미국 일본의 기술력보다 2년여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한파 속에서 수많은 대기업이 몰락한 작년에도 매출액을 3% 늘렸다. 작년 6월엔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국내 기업중 최고의 조건으로 3천만달러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작년 11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전시회 ‘메디카’에서 메디슨은 GE 지멘스 도시바를 제치고 1천50만마르크라는 최고의 계약고를 올리기도 했다.
메디슨을 아는 사람들은 ‘지독한 연구개발력’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단언한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12% 이상을 항상 연구개발에 재투자한다. 3백명의 임직원중 1백명이 연구인력이다.
초음파영상진단기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업체로 올라선 메디슨. 이제 마지막 남은 목표는 세계 최대의 종합의료기기업체에 올라서는 것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