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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집행위 20명 전원 부패관련 사임

입력 | 1999-03-16 19:30:00


유럽연합(EU)의 집행기구인 EU집행위원회의 집행위원 20명 전원이 부정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일괄사임하는 EU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자크 상테르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EU집행위원 전원은 16일 특별조사위원회의 집행위 부패조사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열린 긴급회의 결정에 따라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유럽 의회가 임명한 5인 특별조사위원회는 1백42쪽의 보고서를 통해 집행위 행정과 예산집행 감독소홀 등의 책임이 집행위 전체에 있으며 사안별로 일부 집행위원들이 공동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 1월 유럽단일통화 유로를 출범시키는 등 통합을 위해 치닫고 있는 EU가 당분간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보고서는 집행위원 개인이 직접 부정에 연루되거나 금전적 이익을 얻은 사실은 포착되지 않았으나 집행위 내부에 만연한 예산 유용 등 부패를 통제하지 못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집행위원 가운데 프랑스의 에디트 크레송 교육담당위원은 정실 인사와 예산 유용 혐의를, 스페인의 마누엘 마린 개발지원담당위원은 보스니아와 르완다에 대한 원조를 빌미삼아 예산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어 파문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집행위는 6월 유럽회의 선거에 따라 새 의회가 구성된후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는 현 집행위가 과도적으로 집무를 계속한다.그러나 이날 사임한 집행위원 가운데 7명이 새로 구성될 집행위원회에 다시 참여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부 집행위원은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