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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총재회담 후속조치 현안 어떻게?]물꼬 텄지만 물은…

입력 | 1999-03-18 19:02:00


총재회담을 계기로 여야의 본격대화는 시작됐지만 후속조치가 필요한 현안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달라 협의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여야는 최대 관심사인 정치개혁 관련 입법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선거구제 등에 대한 각당의 당론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데다 한나라당은 여권이 내각제 개헌문제를 먼저 매듭지은 후 정치개혁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자민련과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안에 여당 단일안을 마련한 뒤 한나라당과 본격협상에 나설 계획. ‘선(先)내각제 개헌, 후(後)정치개혁’을 원칙으로 내세웠던 자민련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박태준(朴泰俊)총재의 18일 회담을 계기로 두가지 사안을 병행추진키로 입장을 바꿨다.

한나라당은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가 당론이지만 호남 충청지역 위원장들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어 공동여당의 당론이 나오는 대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민회의 당론인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튼 여야는 정치개혁 입법의 조기 마무리를 위해 국회정치개혁특위와 3당 사무총장회담 등 다각적인 채널을 가동할 방침이다.

또다른 쟁점인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문제를 놓고도 여야는 여전히 대립 상태다. 여권은 국가기강확립 차원에서 서의원 체포동의안을 ‘3·30’재 보선이 끝난 직후인 다음달초 임시국회에서 표결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로 총재들이 합의한 만큼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서의원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하기로 물밑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의 정치사찰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국회 529호실 문제는 여야가 맞고소 고발을 취하하고 방을 완전폐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치사찰과 도청 고문 등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후속조치를 여당에 요구하고 있다.경제협의체 재가동에는 여야 모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대북문제 협의도 여야가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여권은 대북정책에 관해 야당과 협의하되 포용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상호주의원칙 아래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