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문화관광부의 문화산업 분야 예산은 4백80여억원. 이중 출판진흥 관련 예산은 63억9천여만원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영화 애니메이션 음반 게임산업 육성에 책정된 3백93억원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액수도 아시아 출판문화정보센터 설계비(20억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지원금(20억원)를 빼면 순수 출판진흥예산은 23억원뿐. 우수학술 지원금(16억원)이 고정 지출되므로 실제 진흥예산은 7억원에 그친다.
문화부는 예산과 별도로 문예진흥기금 2백억원을 출판진흥정책에 활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출판사에 대한 운영자금 융자지원으로 그나마 지난해의 것이다. 아직 집행되지 않은 16억원을 추가 지원하려 했으나 담보를 요구, 원하는 출판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낮다.
정부는 또 출판사 지원을 위해 은행융자 3백억원을 조달했으며 출판금고에 1백40억원 가량을 적립해 놓았다고 주장한다. 출판금고 자금은 전액 출판사 융자지원과 출판연구소 등 단체 지원금으로 쓰인다.
출판진흥과 관계자는 “공연, 전시같은 현장이 없고 산업적 측면이 강한 출판에 대한 지원책은 융자지원과 제도개선처럼 간접적인 방식이 주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화부의 올해 중점과제로 선정한 사업은 유통 현대화. 출판 물량은 일본의 10%인데 출판사 수는 일본의 3배. 난립해 있는 출판사와 전근대적인 유통구조의 개선없이는 출판산업의 발전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 올해 유통 현대화를 위해 배정된 예산은 전무하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진행중인 출판물류유통센터 건립을 지원하고 유통 전산화에 반대하는 서점들을 설득하겠다는 정도가 유통 현대화 사업의 전부다.
그러나 자국문화 육성, 출판산업 인프라 구축, 독서진흥을 위한 외국의 치밀한 정책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의 정책은 없다시피하다는 게 현장의 주장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