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2001년 말까지 읍면동 제도를 폐지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현행 제도를 유지키로 함에 따라 폐지 계획을 추진하던 기초자치단체가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23일 당정협의회에서 “읍면동 사무소가 없으면 주민 화합을 도모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읍면동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건설 환경 등 일부 업무는 시군구청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정부가 방만한 지방행정조직을 축소하고 주민 복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읍면동을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기로 했던 당초 방침을 번복한 것.
정부는 지난해 9월 읍면동 폐지계획을 확정하고 올 1월부터 서울 성동구, 부산 수영구, 경기 군포시 등 전국 11개 시구 1백33개동을 시범적으로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지난해 당정협의를 마치고 읍면동 폐지를 추진중인데 정치권에서 다시 제동을 걸어 당황스럽다”며 “정치권에서 읍면동 폐지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축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울 성동구 관계자들은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기 위해 동청사 개수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방향을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고 난감해 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